도쿄에서 전철을 타고 2시간 정도만 나가도 도쿄와는 다른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교외에는 땅 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도쿄에는 없는 대규모 시설들과 교외만의 독특한 문화, 역사가 존재하는데요.
이번에 떠난 도쿄 근교 여행지 사이타마 교다시(行田市)에서 흥미로운 역사의 장소를 눈으로 직접 보고 동시에 도쿄에서는 볼 수 없던 특별한 무언가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교다시 오시성(忍城)
사이타마 교다시는 관동지역의 7대 명성(名城) 중 하나인 오시성(忍城)이 있는 지역으로
1478년 건축된 오시성은 일본 사람들의 가슴 속 깊이 남은 역사적인 전투가 일어난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 역사적 전투의 스토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1590년, 오사카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전국 통일이란 목표로 관동 지역을 공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각종 전투에서 승리를 거머쥔 군대는 현재 사이타마 북쪽에 위치한 이 곳 교다까지 침략하기로 합니다.
당시 교다 오시성의 영주는 백성들에게 노보사마라 불리던’나리타 우지나가’인데 그의 애칭 노보사마의 의미는 ‘바보 영주’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나리타 우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바보 영주라고 불리긴 했지만 백성들은 정 많고 따뜻한 그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다시 전쟁이야기로 돌아와 보통 일본 전국시대의 전쟁에는 사무라이만이 참가를 하고 보통의 농민들은 산속으로 피신을 하는데 교다의 일반 농민들은 이래적으로 사무라이와 함께 영주와 성을 지키기로 결심합니다.
전투가 시작되고 강물을 이용한 작전으로 오시성을 함략시키려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군에 맞서 오시성은 끝끝내 방어에 성공하게 됩니다.
그렇게 약 2만명 정도 되는 대군에 맞서 사무라이와 일반 농민들을 합쳐 약 3000명에 불과했던 오시성 백성들이 기적같은 승리를 거머쥐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오시성 가까이에 있던 성의 영주들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군대에 겁먹고 하나 둘 항복해 감에 따라 종국에는 오시성도 어쩔 수 없이 성문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전국시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전국 통일을 이루게 되지만, 오시성 영주의 지혜와 백성들의 용맹함은 오래토록 가슴깊이 남아 있으며 현재까지도 영화, 드라마로 기록되어지고 있습니다.
오시성 전투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 <노보의 성-のぼうの城>포스터
오시성 둘러보기
위에 설명했던 이야기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는 안내판.
아쉽게도 평일에 방문하였기 떄문에 볼 수 없었지만 주말에는 당시 사무라이들의 전투 모습을 재현한 이벤트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오시성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
오시성은 1478년 건축된 이후 단 한번도 적들의 침략에 항복했던 역사가 없다고 하네요.
당시 성 주변에 강물이 흐르고 있었음을 알려주는 지도
독특한 화장실 안내판
오시성 주변 풍경
오시성 외에도 교다시에는 7세기 무렵 만들어진 대형 고분이 현존하고 있으며 기모노 문화가 발달한 도시라고 합니다.
허나 현재는 다른 일본 소도시가 그렇듯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그 사실을 반증하듯 거리는 약간 쓸쓸함이 느껴집니다.
오시성이 그려져 있는 교다시의 귀여운 맨홀 뚜껑
옛날 게임기를 팔고 있던 가게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괜히 정겹기도 합니다.
마치는 말
일본 전국 시대의 명전투가 일어났던 역사적인 장소를 간단히 둘러보고 교다에 있는 다른 특별한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역으로 돌아옵니다.
역에서 택시를 타고 10분여를 달리다보면 세계 최대 규모급의 인형뽑기(UFO캐쳐) 전문점이 나오는데요. 다음 여행기에서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특별한 UFO캐쳐가 있는 이곳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교다시 오시성 가는 법
도쿄에서 다카사키선(高崎線)을 타고 쿠마가야역(熊谷駅)에서 하차합니다.
플랫폼을 나와 치치부 철도(秩父鉄道)로 갈아 탑니다.
철도는 교다, 하뉴(行田, 羽生)행을 탑니다.
그리고 교다시역(行田市駅)에서 하차합니다.
교다시역 남쪽 출구로 나와 길에 있는 오시성 표지판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