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내에서 술 좋아한다는 사람이라면 아카바네(赤羽)에 자주 가는 단골집 하나는 있을텐데요.
그만큼 일본 서민들이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타치노미야(立ち飲み屋-서서 마시는 가게)부터 고급 바까지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번에는 1958년에 개업하여 현재까지 아카바네 맛집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타치노미야 오뎅집 마루켄수산(丸健水産)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마루켄 수산(丸健水産) 찾아 가는 길
JR아카바네역 동쪽 출구로 나와 왼쪽편으로 조금 가보면 이치방가이(一番街)라는 큰 간판이 걸린 거리가 보입니다.
이치방가이에 들어서면 퇴근길 한잔 하기 위해 모인 회사원들, 저녁밥 반찬을 사러 온 주부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그 사이를 걷다 보면 마루마스야(まるます家)라는 아카바네의 명물 맛집이 나옵니다.
도쿄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카바네 지역은 아침부터 술을 마실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 아카바네의 이미지를 처음 만든 곳이 바로 이곳 마루마스야(まるます家)입니다.
아카바네 맛집의 상징격이기도 한 마루마스야이지만 이번에는 다른곳을 방문할 예정이기에 이 식당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나있는 길로 방향을 틉니다.
길을 들어서면 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입니다. 정문 오른쪽편에는 주황색 간판이 있는 가게부터 아케이드가 시작이 되는데 그 중 오른쪽 제일 첫번째 가게가 목적지인 ‘마루켄 수산’ 입니다.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들로 붐비는 아카바네 이치방가이라지만 거리 안에 초등학교가 있기 때문인지 점잖게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젊은 여성분들도 부담없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1958년 개업 아카바네 맛집 마루켄스이산(丸健水産)
오뎅을 중심으로 일본주를 판매하는 반세기 전통의 아카바네 명물 마루켄스이산.
방문했을 때가 오후 5시 경, 비교적 이른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학생들부터 회사원으로 보이는 사람들까지 이미 행렬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느긋하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보면 보이는 메뉴판과 주의사항이 적힌 표지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다시와리’だし割り’에 대한 설명인데,
다시와리란 일본주 한 잔을 50cc정도 남긴 다음 오뎅 국물을 넣어 마시는 아카바네만의 독특한 미식 문화입니다.
오뎅은 하나에 70엔~280엔의 가격대를 이루고 있으며 가장 인기있는 오뎅은 스타미나아게(スタミナ揚げ) 그리고 1996년 제 49회 일본 전국 오뎅 품평회에서 장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한펜(はんぺん)으로 품절이 빠른편입니다.
그리고 주의사항, 다른 점포에서 이미 술을 한잔 하신 분들은 이곳에서 단 한번만 술을 주문하실 수 있으며, 따로 술을 가져와 마시거나 줄을 서서 술을 마시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20분 정도를 기다리고 드디어 앞에 마주한 마루켄의 오뎅
아쉽게도 한펜은 이미 품절이 되었지만 스타미나아게는 아직 남아 있어 조금 안심했습니다.
마루켄의 오뎅은 신선한 생선을 듬뿍 사용하여 가게에서 직접 수작업으로 만들어내고 있으며 반죽에 첨가물이나 보존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아 맛은 물론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오뎅 국물은 색이 옅은 간사이풍(関西風)국물로 보이지만 오뎅과 야채, 튀김오뎅에서 나온 다시가 감칠맛을 더해 그 맛이 깊고 풍미가 뛰어나 나중에도 그 맛이 자꾸 생각나게 합니다.
주문한 일본주와 오뎅
일본주는 도쿄 23구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코야마주조(小山酒造)의 일본주 ‘마루신마사무네(丸眞正宗)’를 원 컵(300엔) 형태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마치 완자처럼 생긴 오뎅이 이곳의 인기 넘버원 스타미나아게인데요. 탱글탱글한 식감과 진한 오뎅의 맛이 일본주와 최고의 합을 보여줍니다.
마루신마사무네 일본주의 맛은 쓴맛이 덜하고 뒷맛이 깔끔해 오뎅과 야채들과 먹기에 아주 좋아 오뎅도 술도 술술 들어갑니다.
그렇게 일본주 한 컵을 80%정도 마시고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 일본주에 오뎅 국물을 추가합니다. (50엔)
뜨끈한 오뎅국물을 담아 위에 치치미를 뿌려 마무리한 다시와리(だし割り)
따뜻하면서 짭짤하고 감칠맛 나는 오뎅 국물안에 은은하게 존재감을 뿜어내는 일본주를 마무리로 이 술자리를 가볍게 마무리합니다.
마루켄스이산(丸健水産) 정보
영업시간 10:00~21:00
정기휴일 셋째주 수요일
도쿄 아카바네 호텔 바로 검색
마치는 말
59년 전통의 수제 일본 오뎅과 도쿄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일본주를 마실 수 있는 마루켄수산.
관광객들보다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맛집인 이곳에서 기분 좋게 한잔하며 그날의 도쿄여행을 마무리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