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는 일본 주요 대도시 여행도 좋지만 때로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특별한 모험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땐 군마현 오라군 오이즈미쵸(群馬県邑楽郡大泉町)의 ‘브라질타운’으로 떠나보시는게 어떨까요?
오이즈미쵸 브라질타운은 어떤 곳?
도쿄에서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브라질타운은 군마현 남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왜 도쿄가 아닌 군마현에 브라질타운이 조성되었을까 궁금한 마음에 자료를 찾아보니
“군마현 오이즈미쵸에 들어선 스바루, 파나소닉 등의 많은 공장들이 1970년대부터 일손 부족으로 운영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남미에 터를 잡은 일본계 2세,3세 들에게 일본에 3년간 체류할 수 있는 노동 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브라질에 있는 일본계 노동자들이 오이즈미쵸로 대거 유입되었다. 현재도 도시의 인구 6명 중 1명이 외국인(거의 브라질계)이며 지자체 외국인 비율은 일본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이즈미쵸 브라질타운의 풍경
전철 출구로 나올 때 보이는 환영 인삿말
“오이즈미쵸에 어서오세요! 브라질을 즐겨봐요!”
낡고 투박하지만 브라질 특유의 밝음과 열정이 느껴지는 동네 분위기를 단번에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거리를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포르투갈어가 들려오고, 가게의 간판도 일본어와 포르투갈어가 동시에 적혀 있는게 매우 이색적입니다.
동네 중심부에 세워져 있던 이곳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 된 자동차 회사 ‘스바루’의 간판
브라질타운 경찰서 앞에 있던 ‘다음 세계 미식 이벤트 개최일은 3월 26일 입니다’라는 안내판
오이즈미쵸에서는 일본과 브라질 음식을 비롯 인도, 한국, 터키, 요르단,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세계 미식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쌈바댄스, 노래자랑 등 각종 볼거리도 풍성하다고 하니 이벤트가 열리는 날에 맞춰 방문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
고독한 미식가 시즌 2, 제4화의 로케 장소 <레스토랑 브라질>
오이즈미쵸 브라질타운에는 유명한 맛집이 두 곳 있습니다.
그 중 한곳은 한국에서도 매우 유명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시즌2 4화의 로케 장소인 ‘레스토랑 브라질'(Restaurante Brazil)입니다.
이 레스토랑은 1990년 일본 국내 최초로 브라질 요리를 시작해 현재 27주년을 맞은 브라질 타운의 터줏대감이기도 합니다.
영업시간
월-금 11:00~15:00 / 17:30~22:00
토,일 12:00~22:00
매주 수요일 정기 휴일
브라질타운 현지인들의 <타카라 슈퍼마켓>
위에 소개한 레스토랑 브라질과 더불어 이 동네 두번째 맛집은 ‘타카라 슈퍼마켓’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 우선 슈퍼마켓을 둘러봅니다.
해외여행을 하면 꼭 그 나라 슈퍼마켓에 들러 시간을 보내기 좋아하는 저로서 처음 접하는 다양한 브라질 식품들을 구경하며 정말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곳의 점원들 대부분은 브라질 사람들입니다. 점원 중에 일본 사람처럼 보이는 분들도 실제는 브라질 이민2세, 3세들로서 모두 포르투갈어와 일본어가 유창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손님이 점원과 정겹게 대화를 하며 쇼핑을 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쇼핑을 마치고 이제 식당에 들어가 봅니다.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브라질 가정 식당 <로데오 그릴>
유명 맛집답게 일본 유명인사들의 사진과 사인, 그리고 프로그램 출연 캡쳐 사진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로데오 그릴의 내부 전경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봅니다.
방문했던 때가 평일이었기 때문에 평일 한정 메뉴 주문을 해봤습니다.
평일 한정 메뉴는 980엔으로 메인 요리, 페이조, 샐러드바, 디저트를 드실 수 있습니다.
메인 요리는 A비프, B치킨, C생선, D브라질 소세지 중에 선택하실 수 있으며 만약 양이 적다고 느껴지면 1부터 15까지 있는 메뉴 중에서 추가 주문 가능합니다.
요리와 함께 브라질의 대표 음료 과라나도 함께 주문합니다.
샐러드는 매번 종류가 바뀌는데 제가 이용했을 때는 올리브가 들어간 포테이토 샐러드, 바질 페이스트 파스타 등이 있었습니다.
샐러드바 옆에 있는 밥과 페이조, 페이조아다 솥
고소하고 담백한 검은 스프에 부드러운 족발이 들어있는 페이조아다까지 잘 담아 테이블로 돌아옵니다.
적당히 담아 온 샐러드와 과라나 음료 그리고 이 식당만의 주황색 특제 살사 소스
종류는 다양하지 않을지 몰라도 하나하나가 맛있어서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 나온 오늘의 메인 디쉬 A비프 요리.
브라질 요리답게 부드럽고 양념도 적당히 잘 베어 있는 고기
여기에 살사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많은 양이지만 맛있어서 꾸역꾸역 먹다보니 배가 남산만해져 추가 주문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뒤 점원에게 후식 커피를 부탁하고 디저트를 담아옵니다.
아마도 말랑한 홍시를 구운듯한 디저트와 부드러운 초코파운드에 코코넛향이 나는 케이크는 배가 부르지만 안았다면 몇 개 더 먹고 싶었을 정도로 맛의 수준이 높아 깜짝 놀랐습니다.
원래 계획은 이 식당 바로 앞에 있는 또 다른 고독한 미식가의 로케 장소에서 카라멜 츄러스를 후식으로 먹을 생각이었지만 이곳 디저트가 워낙 맛있어서 전혀 아쉬움 없이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영업시간
10:00~20:00
매주 화요일 정기 휴일
브라질타운 중고 판매점 <하드오프>
배도 부르고 소화도 시킬겸 근처 중고 판매점 ‘하드오프'(HARD OFF)에 갑니다.
하드오프는 일본 전역에 있는 프렌차이즈 중고 판매점이지만 브라질타운의 하드오프는 도시 특성상 다른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아이템들이 많은 편으로 속된말로 득템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가전, 피규어, 가구, 식기, 악기, LP, 옷, 가방, 잡화 등 각종 중고 물품들 안에 보물 같은 물건이 숨겨져 있을지 모르니 여러분도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영업시간
10:00~20:00
휴무
마치는 말
지구 반대편 브라질의 일본계 이민 2,3세들이 다시 일본이란 이국땅에 찾아와 삶의 터전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는 오이즈미쵸 브라질 타운. 일본과 브라질의 생활이 오묘하게 융합되어 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그 위에 맛있는 브라질 요리까지 맛볼 수 있는 이 특별한 여행지는 분명 여러분의 모험심을 충분히 만족시킬 것입니다.
일본 브라질타운 가는 방법
1. 도쿄 아사쿠사역(浅草駅)에서 토부료모선(東武両毛線)아카기(赤城)행 유료 특급 전철 탑승
2. 4정거장(59분 소요)을 지나 타테바야시역(館林駅)하차
3.타테바야시역에서 토부고이즈미선(東武小泉線) 니시코이즈미(西小泉)행 전철 탑승
4.6정거장(18분 소요) 뒤 니시코이즈미역(西小泉駅) 브라질타운 도착.